17 March 2008

Yellow dust.

학교 생활 3주차. 이제 적응 완료! 동방도 마음껏 가고, 중도에서의 공부도 어느정도 익숙해 지고 있는 걸 보니, 나의 복학 생활은 아무래도 괜찮은 것 같다.
아직 07학번도 알아가기 힘든데, 08학번 신입생을 위한 환영회 자리는 왠지 버거웠다.
막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온 아이들은 달라도 다르구나. 꾸며도 어색하고, 아직 어려서 예쁜게 이런 거구나.
화장이 잘 먹어서 예뻐 보이는 거울 속의 모습을 보는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라서 나이를 먹어 간다는 것이 왠지 서럽게도 느껴졌다.
나도 저럴 때가 있었던 것 같은데 ...

눈물을 쏟아내며, 그동안 마음속에만 담아두었던 말들은 하나하나 내뱉었을 때, 그 때 느끼는 왠지 모를 해방감과 시원함은 참 오랜만이었다. 앞으로 어떤 일지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저 오늘이 아니면 더이상 기회가 없을 것만 같아서 용기 내어 건넨 말에 그동안 힘들었던 이유, 마음을 열 수 없었던 이유, 자꾸만 속으로 들어가고 싶었던 이유.. 그것 들을 하나하나 펼치기 시작하니까 그 시간 만큼, 나는 그 얼마간 느끼지 못했던 감정으로부터의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. 다음 해가 뜨고난 후, 달라진 것은 없었지만, 그래도 가볍게 아침 해를 맞이 할 수 있었다.
그 날 새벽 '한 번 안아 보자 / 니 냄새가 난다.' 오래 전 친구의 한 마디는 참 묘하게 울렸다.
- 다시 이 전처럼 돌아갈 순 없을지도 몰라 .다신... 그래도 지금 이렇게 같이 자리를 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난 굉장한 발전이라고 생각하고, 또 언젠가... 조금 더 나아지면, 그 땐 내가 네 눈을 보면서 얘기할 수도 있겠지 ..

금방 그 날이 오진 않겠지만, 굉장히 어렵겠지만, 약간의 발전은 있을 수 있겠지 -

좋아지는 듯 괜찮은 듯 이제는 말을 좀 건넬 수 있겠지 하다가도 -
막상 눈 앞에 있으면 '나만 그런 줄 아냐? 다들 똑같은 생각이야!!' 자꾸 그 말들이 맴돌아서 다시 가슴이 아프고, 멍이져서 ...
조금은 나아질 수 있을까 ?

우리의 관계 회복 뿐만이 아니라 / 나 자신을 위해서도 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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